ChatGPT 첫 브랜드 캠페인, AI가 아닌 사람을 담다
OpenAI가 ChatGPT의 첫 메이저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했다. AI 제품 광고인데 AI가 보이지 않는다. AI가 바꿀 어떤 미래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대신 사람이 있다. 여동생과 드라이브 떠나고, 공원에서 첫 풀업에 성공하고, 파트너를 위해 요리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에이전시 Isle of Any가 제작한 이 광고는 실제 사용자들이 ChatGPT에 물어본 질문을 모아, 그걸 35mm 영화의 엔딩처럼 만들었다.
질문이 영화가 되는 순간
광고는 세 편이다. 모두 실제 사용자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한다.
"여동생과 여행가기 좋은 곳 어디야?" - 한 남성이 여동생을 차에 태우고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마지막에 질문과 ChatGPT의 답변이 영화 크레딧처럼 흐른다. "Blue Ridge Mountains은 어때요?"
"가을까지 풀업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한 남성이 공원에서 운동한다. 그리고 생애 첫 풀업에 성공한다.
"이 재료로 뭘 만들 수 있을까요?" - 한 남성이 요리를 한다. 파트너가 그 요리를 먹고 감동한다.
"시청자가 마치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떨어진 것처럼 느끼길 원했습니다. ChatGPT가 우리 삶의 작은 순간들을 함께 만드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OpenAI의 CMO는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ChatGPT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기술을 앞세우지 않는다. AI의 능력을 나열하지도 않는다. 그냥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를 보여줄 뿐이다. OpenAI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이를 "조용한 자신감"이라고 불렀다.
옥외 광고는 더 절제됐다. 사람들이 폰을 든 모습에 ChatGPT 로고만 올렸다. 설명은 없다.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AI가 자기 광고를 만들다
한 가지 디테일이 더 있다. 이 광고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ChatGPT가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ChatGPT에게 프롬프트를 입력해 캐릭터 아이디어를 얻고, 크리에이티브 방향을 함께 브레인스토밍했다. 인간 팀과 AI가 함께 작업했다.
자기 자신을 광고하는 광고를 자신이 만드는 데 참여한 셈이다.
AI 제품 광고에서 AI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건 대담한 선택이다. 하지만 실제 질문을 영화로 만들고, 사람의 일상을 담아내는 이 방식은 꽤 설득력 있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고, 중요한 건 그걸 쓰는 사람이니까.
글 |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