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S
AI로 앞장서는 2025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 다관왕, 금요일여섯시 전영섭, 임해준 공동대표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 이번 주인공은 직장인이 가장 기분 좋은 시간, '금요일여섯시'입니다.디지털 중심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대중의 자발적인 소비를 이끌어내는 '크리에이티브 타겟팅' 전략, 그리고 다관왕의 영예를 안겨준 성공적인 캠페인들 뒤에 숨겨진 진정성에 대해 두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Q1.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겠습니다. '2025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 대상(KODAF)' 다관왕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회사명을 '금요일여섯시'로 지으신 것에는 어떠한 의미 또는 지향점이 있으신 건지요? 대행사 특유의 딱딱한 이름에서 벗어나, 들었을 때 '행복한 기분'을 주는 이름을 짓고 싶었습니다. 직장인들에게 금요일 오후 6시는 한 주를 마무리하며 가장 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잖아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모든 구성원과 클라이언트가 결과물을 통해 그런 행복한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Q2. 대표님 두 분이 기획과 제작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오시다 의기투합해 창업하시고, 또 종합 대행사로 확장을 결심하신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급변하는 것을 체감한 것이 가장 컸습니다. 과거에는 블로그나 배너 광고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유튜브에서 영상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취득하는 시대로 넘어왔죠.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기획과 제작을 결합해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에이전시 형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Q3. '크리에이티브 타겟팅(Creative Targeting)'을 조직의 최전선에 내세우고 계십니다. 매체 알고리즘이 고도화된 현시점에서 금요일여섯시가 강조하는 이 타겟팅 전략은 구체적으로 어떤 실무적 접근법을 의미하나요? 과거에는 '누가 더 싸게 타겟에게 노출시키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킵(Skip)이 너무 수월해진 지금, 무분별하게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이제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어야 합니다. 즉, 미디어 노출 타겟팅을 넘어,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타겟팅'이 핵심입니다.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중심에 둔 미디어 콘텐츠 기획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Q4. 지난해 KODAF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캠페인이 큰 화제였습니다. 보수적인 공공 캠페인의 틀을 깨고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지점은 무엇인가요? 메인 타겟인 '3040 엄마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지, 그들이 진짜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존재만으로 고마운 당신"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대중들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심평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실제 감동적인 사연을 모아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하여 공감대를 극대화했습니다.Q5. 동네병원 캠페인 초기 일러스트 등에서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셨는데요. 현업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AI 시대에 '인간 크리에이터'의 본질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콘텐츠 제작 필드에서 AI는 생경하고 구현하기 어려운 이미지들을 쉽고 퀄리티 높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툴(Tool)이 되었습니다. AI가 훌륭한 도구라면, 그것을 어떤 목적과 크리에이티브로 활용할지 방향을 잡고 디렉팅하는 역할은 여전히 인간 크리에이터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금요일여섯시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G마켓과 함께 다양한 작업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현재 내부 AI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많은 노력과 경험으로 AI영상 영역에서도 금요일여섯시만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Q6. 심평원 캠페인 외에도 그동안 G9 인스타 방탈출, 카닥, 엔카 등 화제작이 많습니다. 진행하신 캠페인 중 "이건 정말 금요일여섯시 다웠다"라고 생각하시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클라이언트의 마케팅 미션을 크리에이티브로 이루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언급해주신 G9, 심평원, 카닥 캠페인 모두 그러한 목표를 크리에이티브로 증명해 낸 결과물들이기에, 이 모든 프로젝트가 '금요일여섯시'다운 행보였다고 생각합니다.Q7. 기획, 크리에이티브, 제작, 콘텐츠 4개 본부가 인하우스로 완전히 결합되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조직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게 만드는 금요일여섯시만의 독특한 사내 소통 문화나 업무 방식이 있을까요? 클라이언트가 광고회사와 파트너로 일을 하지만, 사실 회사 그 자체보다 그 회사 안에서 '어떤 팀'과 일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요일여섯시는 부서명은 구분되어 업무를 보고 있지만, 하나의 '좋은 팀'이 되기위해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서로간 의견을 나누고 함께 의사결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좋은 결과물은 어떤 프로세스를 따라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같은 고민을 다양한 시각에서 함께 할때 만들어 지는 듯합니다.Q8.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보시는 포인트나 금요일여섯시에 합류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화려한 기술보다 '성실함'과 '변치 않는 태도'를 눈여겨봅니다. 특히 제작 파트는 '엉덩이로 일한다'고 할 만큼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주니어든 시니어든 실무에 임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분들이 결국 현업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만들더라고요.Q9.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는 많은 광고인, 마케터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과거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을 때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업계가 급변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좋은 결과를 냈을 때는 항상 같은 목표를 두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때였습니다.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소통의 창구가 항상 열려있는 저희와 같이 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금요일여섯시http://fri6pm.co.kr/---기획과 제작을 각각 책임지는 두 공동대표님을 만나며 느낀 건, 클라이언트를 위한 치열한 고민과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어내는 인사이트였습니다. 단순히 광고를 노출하는 것을 넘어 대중이 즐기는 콘텐츠를 만드는 금요일여섯시. 이들이 앞으로 또 어떤 그들의 이름 만큼이나 즐거운 콘텐츠를 선보일지 기다려집니다.다음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도 기대해 주세요.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디크리에잇 조민준, 박현희, 황원하 대표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 이번 주인공은 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시각으로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며 경계 없는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는 독립 광고대행사, 디크리에잇(DCR8)입니다. 세 명의 CD가 의기투합한 창업 이야기부터 앤어워드 4년 연속 수상의 비결 , '설레임런'·카카오·LG그램 등 대표 캠페인의 생생한 비하인드 , 그리고 AI 시대에 필요한 디렉터의 감각과 이들이 생각하는 협업의 애티튜드에 대해 디크리에잇 박현희, 조민준, 황원하 공동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대학생 연합 광고동아리 애드파워 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Q1.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 세 분이 종합광고대행사가 아닌 독립 에이전시 창업을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창업 당시 가장 크게 고민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박현희) 창업 당시에는 무모할 만큼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계약된 클라이언트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없이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었고, 우연히 찾아온 작은 기회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절실함으로 임했습니다. 그때의 절실함과 실행력이 지금의 디크리에잇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조민준) 저희는 포스트비쥬얼에서 함께 일하며 서로의 강점과 일하는 방식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좋은 호흡을 바탕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한다면 더 오랫동안 즐겁게 광고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황원하) 광고 회사를 다니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항상 있었습니다.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난 지금 즐거운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창업은 힘든 일이지만 긍정적인 면도 많아요. 뭐든 내 일, 내 것이라 느끼는 것. 애티튜드부터 달라집니다. 모든 것의 주체가 되죠.시작의 이유는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좋아하는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이유는 같았기에 셋이 함께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Q2. 세 분의 공동대표 체제에서 역할과 의사결정은 어떻게 나뉘어 있나요? 공동대표 체제이기에 가능했던, 디크리에잇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박현희) 디크리에잇은 대표가 한 명이 아닌 세 명이라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만큼 회사를 자신의 일처럼 책임을 지고 움직일 사람이 세 명이라는 것이고, 다양한 리스크를 함께 고민하고 보완할 사람도 세 명이라는 것입니다.(조민준) 셋의 성향과 크리에이티브 스타일이 달라요. 그래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하나의 아이디어를 여러 각도에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세 명이 모두 비슷한 시각과 스타일을 가졌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색을 가진 디크리에잇은 없을 거예요.(황원하) CD 세 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회사는 없거나 극히 드물 거예요. 프로젝트마다 브랜드와 과제에 가장 핏한 사람이 PM이자 CD를 맡고, 나머지 둘은 카피와 아트의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고 완성도를 높입니다. 디크리에잇의 작업 스타일이 다채로운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Q3. 디크리에잇이 추구하는 회사 철학은 무엇이며, 디크리에잇이 정의하는 '좋은 크리에이티브'란 어떤 것인가요? (애드파워 39기 편집팀장 김다현 / 애드파워 39기 기획부장 허정님)(박현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는 원칙대로만 하기 때문이다. 디크리에잇은 원칙을 파괴해 브랜드를 하이라이트 합니다." 회사 사이트 소개란에 있는 이 문장은 디크리에잇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장입니다.디크리에잇은 정형화된 방식을 지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찾은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화려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크리에이티브는 지양합니다. 지속 가능한 컨셉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는 비주얼, 소비자를 움직이는 메시지.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결국 시대를 초월한다고 생각합니다.Q4. 디크리에잇은 어떤 프로젝트든 경계 짓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를 위해 모든 멤버가 전담팀으로 운영되고 있던데, 이러한 구조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측면이나 팀 빌딩에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애드파워 39기 교육팀장 이지원)(조민준) 광고 대행업은 프로젝트의 규모와 일정이 예측하기 어려운 업종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업무량이 아니라 업무를 얼마나 유연하게 배분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디크리에잇은 대표들이 직접 PM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기 때문에 업무의 흐름과 트래픽을 가장 가까이에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가 몰리는 시점에는 빠르게 인력을 재배치하고,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춰 팀을 유연하게 구성합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클라이언트에게는 더 빠르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구성원들에게는 보다 건강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Q5. 디크리에잇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산업군도, 브랜드도, 캠페인 방식도 매우 다양합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맡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대행사들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는 디크리에잇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애드파워 39기 부회장 신예림)(황원하) 가장 먼저 브랜드의 본질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으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현재 그 브랜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어야 하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요.그리고 디크리에잇은 처음부터 광고의 형식이나 익숙한 성공 공식을 정해놓고 접근하지 않습니다. 영상, 디지털, 온/오프로 영역을 나누기보다 브랜드의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저희가 만드는 건 광고가 아니라, 브랜드를 가장 빛나게 하는 해결책입니다.Q6. 디크리에잇의 캠페인을 보면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바라보는 기획이나 트렌디한 모델·캐릭터 활용이 돋보입니다. 평소 아이디어나 인사이트, 트렌드는 어디서 어떻게 수집하고 영감을 얻으시나요? (애드파워 37기 회장 권순우 / 애드파워 39기 디자인부장 이진경 / 애드파워 39기 콘텐츠팀장 손지현)(박현희) 아이디어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보고, 듣고, 좋아하며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는지 늘 관심을 갖고 관찰하려 합니다. 광고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OTT 콘텐츠, 뮤직비디오, 영화, 유튜브 등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를 매일 스터디하듯 살펴봐요.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방식입니다.Q7. 창업 이후 앤어워드 4년 연속 그랑프리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오고 계신데, 이런 성장을 만든 디크리에잇만의 비즈니스 전략이나 클라이언트 확보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조민준) 디크리에잇도 어느덧 7년 차가 되었는데, 결국 가장 좋은 영업은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잘 완성하면 그 결과물이 다음 클라이언트에게 디크리에잇의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실제로 기존 클라이언트가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해 주시거나, 어워드 수상작을 보고 먼저 연락을 주시는 경우도 많습니다.눈앞의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디크리에잇의 다음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 것이 지금의 성과와 새로운 클라이언트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Q8. 어워드 수상작 중 몇 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신다면요? 진행 과정에서의 비하인드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궁금합니다.(박현희, 설레임런) 작년에 진행한 '설레임런' 캠페인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지드래곤을 모델로한 뤼튼 AI 서비스의 광고가 워낙 많이 노출되던 시기였어요. 김원훈이라는 개그 캐릭터를 통해 그 화제성을 가져오는 아이디어를 냈고, 감사하게도 뤼튼 광고주와 담당 대행사 측에서 쿨하게 허락해주셔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영상 반응이 좋아 GD님이 직접 좋아요를 눌러주기도 했고요. 실제 촬영부터 편집까지 약 2주 만에 완성해 빠르게 선보인 작업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대홍기획과 대학내일, 디크리에잇이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했고, 디지털 영상 파트를 저희가 맡아 즐겁게 작업했습니다.(황원하, 카카오) 앤어워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수상했는데, 그 중 카카오 프로젝트는 그랑프리를 3번 받았습니다. 카카오 수상작들은 상업적 성격보다는 소상공인을 돕거나 디지털 소외계층을 돕는 등 공익적 메시지가 강한 프로젝트였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광고가 상품 판매 목적을 넘어,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 광고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깊은 작업들이었습니다.(조민준, LG그램) 그램은 오랫동안 '가벼움'의 대명사였던 브랜드인데, 스펙이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을 어떻게 경험시킬지가 과제였습니다. 마침 AI가 막 대중화되던 시점이라, AI를 통해 그램의 달라진 스펙을 직접 체감하게 하자는 아이디어로 'AI 여행사(상상 여행사)'를 기획했습니다. DDP에서 서울 캐릭터들과 콜라보해, 사용자가 원하는 여행지와 그에 맞는 BGM·여행 커버까지 AI로 제작하고, 실제 여행을 다녀온 듯한 포토부스까지 만들었습니다. 좋은 반응을 얻어 앤어워드도 수상했습니다.Q9. 초기 아이데이션부터 제작까지, 현업에서 AI를 어떤 업무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진 지금, 기존 광고 회사의 구조나 직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거라고 보시나요? (애드파워 39기 대외협력팀장 정수연 / 애드파워 39기 영상부장 최하윤)(황원하) AI는 리서치와 아이데이션부터 카피, 이미지와 영상 제작까지 이제 거의 모든 단계에서 활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AI로 크리에이티브의 최종 방향까지 결정하진 않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브랜드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수많은 결과물 가운데 무엇이 적합한지 판단하는 사람의 감각, 디렉터의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기획, 카피, 아트 모두가 디렉터가 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AI는 정답을 창조해 주는 마법사가 아니라, 가능성을 넓히고 실행 속도를 높여주는 파트너로 대하는 것. 이것이 디크리에잇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AI를 엄청난 신기술이라기보다는 파워포인트 같은 하나의 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이걸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겁니다. 실제로 저희에게 협업을 제안하는 AI 제작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광고와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시작한 곳들도 많아요. 그런데 이들도 결국 필요로 하는 건 '디렉터'입니다. 여러 결과물 중 어떤 것이 더 감도가 좋은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 즉 CD가 필요한 거죠. AI가 모든 걸 해결해 주는 마법사는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Q10. 디크리에잇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광고인의 역량과, 현업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반대로 '이런 사람과는 함께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면 솔직하게 듣고 싶습니다. (애드파워 39기 총무 이준영 / 애드파워 39기 카피부장 임지혁 / 애드파워 37기 회장 권순우)(조민준) 가장 중요한 역량은 자세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를 대하는 자세,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내가 정말 간절하게 잘 만들고 싶고, 브랜드가 잘되기를 바랄 때 그에 상응하는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나옵니다. 반대로 함께하기 어려운 사람은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함께 일한다는 것에 대해 서로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그걸 실행으로 보여주는 성실함은 팀워크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황원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도 좋은 애티튜드를 가진 사람이에요. 저희는 광고와 크리에이티브에 진심인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요. 반대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애티튜드가 좋지 않으면 협업이 잘 안 되고, 그 한 사람이 팀 전체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함께 하고 싶냐, 아니냐의 기준을 애티튜드의 문제로 봅니다.(박현희) 광고를 진심으로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재미있으면 더 잘하고 싶어지고, 잘하게 될수록 더 재미있어집니다. 반대로 함께하기 어려운 사람은 매사에 부정적인 기운을 주변에 전염시키는 사람이에요. 팀 안에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팀 전체가 무너지곤 하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습니다.Q11. 국내 독립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생태계 안에서 디크리에잇이 그리는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확장 계획이 궁금합니다.(조민준, 박현희, 황원하) 광고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브랜드가 가장 먼저 찾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그리고 크리에이티브는 광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광고 이외에도 디크리에잇만의 관점과 크리에이티브 DNA를 담은 자체 브랜드도 만들고, 새로운 콘텐츠들로 우리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시험해보고 싶습니다.마지막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크리에이티브를 ‘8 RULES’로 정의하고 쇼릴로 담아봤습니다. 앞으로도 경계 없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갈 디크리에잇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디크리에잇https://www.dcr8co.com/---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시각과 탄탄한 디렉팅으로 브랜드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크리에이티브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디크리에잇.AI와 새로운 툴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문제를 꿰뚫어 보는 디렉터의 통찰과,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건강한 애티튜드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박현희, 조민준, 황원하 세 공동대표님의 이야기가 광고와 크리에이티브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다음 [피크가 만난 에이전시]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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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손잡이 광고 8년 만에 부활… 하나증권 손잡고 2·5호선서 재개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일부 전동차 내 손잡이를 활용한 광고 사업을 8년 만에 재개했다. 첫 집행 광고주로는 하나증권이 참여했다.전동차 손잡이 광고는 지난 2018년 중단된 이후 명맥이 끊겼던 옥외광고(OOH) 매체다. 서울교통공사는 만성적인 재정난을 타개하고 신규 광고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일상적 접점 매체인 손잡이 광고의 재도입을 결정했다.손잡이 매체는 통로 벽면 액자형이나 모서리 조명 광고와 달리 승객의 시선 바로 앞과 손끝에 위치해 접촉 빈도와 시인성이 높다. 특히 평면 인쇄물에 그치지 않고 손잡이의 입체적 조형과 물리적 특성을 반영한 오브제형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 브랜드 주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서울교통공사는 이번 하나증권 집행을 시작으로 형태 변형과 입체 연출이 가능한 특수 매체라는 점을 앞세워 다양한 소비재 및 금융 브랜드의 집행 수요를 발굴할 방침이다. 단순 노출형 매체를 넘어 승객 탑승 시간 동안 밀착 접점을 형성하는 크리에이티브 미디어로 포지셔닝한다는 계획이다.정원규 서울교통공사 전략사업본부장은 전동차 손잡이라는 친숙한 접점에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를 접목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 이용 편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광고 비즈니스를 발굴해 광고주 니즈를 충족하고 공사의 재정 건전성을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카리나·윈터·라이즈 앞세운 서울시, '서울 신드롬' 앞세워 3000만 해외 관광객 공략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김병민)이 2026년도 서울관광 명예 홍보대사로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와 윈터, 보이그룹 라이즈(RIIZE)를 위촉하고 23일부터 글로벌 관광 캠페인 'Absolutely in Seoul'을 본격 가동했다. 글로벌 K-팝 팬덤의 핵심 아티스트들을 전면에 배치해 해외 잠재 관광객의 방한 수요를 직접 자극하겠다는 포석이다.이번 캠페인은 '당연하지 않던 것이 당연해지는 바로 이곳, Absolutely in Seoul'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그리워하며 재방문을 갈망하게 만드는 심리적 현상을 '서울 신드롬(Seoul Syndrome)'이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로 정의했다. 단순 랜드마크 소개를 넘어 미식, 뷰티, 야간관광, 골목 상권 등 서울 특유의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도시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엮어냈다.영상 크리에이티브는 고전 미술인 '신선도' 속 인물들이 현대 서울로 넘어오는 판타지 서사로 구성됐다. 카리나, 윈터, 라이즈 멤버들이 현대판 신선으로 등장해 일상이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변하거나 낮과 밤의 경계가 무너지는 등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을 위트 있게 연출했다. 총 9편으로 기획된 캠페인 영상은 23일 티저를 시작으로 비짓서울 공식 유튜브와 SNS 채널을 통해 순차 공개된다.디지털 바이럴을 오프라인 인바운드 동선과 연계하는 풀퍼널 장치도 마련했다. 글로벌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소셜 댓글 이벤트와 멤버들의 음성을 활용한 야간관광지 '보이스 퀴즈'를 운영하는 한편, 오는 10월 중순부터는 서울 시내 주요 거점에서 오프라인 미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명동과 관광플라자, 인천공항(T1·T2), 김포공항 등 5개 관광정보센터와 서울마이소울샵(강남역점, 여의도한강공원점) 방문객에게 한정판 아티스트 굿즈를 제공해 실제 현장 발걸음을 유도한다.글로벌 미디어 믹스는 고도화된 타깃 접점을 노린다. 10월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등 전 세계 주요 거점 도시의 디지털 옥외광고(DOOH)를 집행하며, 글로벌 뉴스 채널 CNN을 통해 전 세계 133개국 이상에 캠페인 영상을 동시 송출할 계획이다.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캠페인은 K-컬처의 글로벌 파급력을 서울의 실질적인 관광 인프라와 연결해 직접 방문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서울의 주야간 매력을 폭넓게 알려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당기고 재방문율이 높은 글로벌 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LGE닷컴 대신 르게다꼼"… LG전자 D2C 플랫폼, 위트 있는 네이밍으로 리브랜딩 캠페인 전개
LG전자가 공식 자사몰(D2C) 플랫폼인 LGE닷컴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신규 광고 캠페인 ‘르게다꼼(lge.com)’을 온에어했다. 영문 도메인 철자(L-G-E-dot-C-O-M)를 한글 음차 방식으로 비틀어 읽은 파격적인 네이밍을 앞세워 온라인 플랫폼의 대중적 상기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이번 캠페인은 단순 가전 구매 채널을 넘어 공간의 취향을 제안하는 ‘파인 리빙 플랫폼(Fine Living Platform)’으로의 포지셔닝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남모르게, 남다르게, 올바르게’라는 라임을 활용해 나만 알고 싶은 가전 셀렉션, 독점 한정판 및 전용 혜택, 가전과 홈퍼니싱 가구 간의 완성도 높은 페어링을 제안하며 차별화된 리빙 큐레이션을 강조한다.캠페인과 연계된 대규모 D2C 프로모션인 ‘남다르게 세일’도 다음 달 18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전 가입 고객에게 ‘남다르게 100만 원 가전 쿠폰팩’을 지급하며, 플랫폼 내 입점한 가구,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 홈스타일 품목은 첫 구매 시 최대 30% 할인을 제공한다.아울러 LG전자는 ‘위클리 추천 세일’과 ‘릴레이 브랜드 위크’ 등 총 9차례에 걸친 특가전을 통해 가전 170여 종과 홈스타일 90여 개 브랜드 제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한 소셜 참여형 ‘르게다꼼 챌린지’와 자사몰 내부 ‘르게 미션’ 이벤트를 병행해 신규 트래픽 유입과 회원 락인을 동시에 유도한다. 챌린지 경품으로는 LG 스탠바이미2 Max, LG 하이드로타워를 비롯해 아르떼미데 조명, 허먼밀러 의자 등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아이템이 배치됐다.오성택 LG전자 한국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선택의 이유와 논리가 곧 프리미엄의 기준이 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테일한 차이로 감도 높은 삶을 제안하는 LGE닷컴의 철학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며 “기존 가전 광고 문법에서 벗어난 크리에이티브로 플랫폼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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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고명 | 개찰일 | 개찰결과 |
|---|---|---|
| 제3회 남양주시장배 수상레저 페스타 용역 및 행사 대행 용역 | 2026-09-23 | 빅스핀컴퍼니 |
| 2026. 제3회 나주교육 박람회 운영 대행 용역 | 2026-09-23 | 주식회사 유니그룹 |
| 2026 DMZ 연천-스웨덴 국제학술세미나 학술용역 행사 | 2026-09-23 |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
| 2026 청춘양구 펀치볼 사과시래기축제 홍보물 제작 | 2026-09-23 | 주식회사 현진기획 |
| 2026 울산 과.수.정 융합 축전 행사 대행 용역 | 2026-09-23 | 주식회사 디아이 |
FEATURED STORIES
서류 몇 줄이 숲을 밀어낼 때: WWF가 법 조문으로 생태계를 그린 이유
어두운 숲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정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두 마리의 사슴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야생동물의 쫑긋한 귀와 눈동자, 털의 질감을 정교하게 묘사한 흑백 펜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포스터를 확대해보면 사슴의 얼굴과 배경을 채우고 있는 무수한 선들이 그림이 아니라, 빽빽하게 적힌 스페인어 법률 조문 텍스트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세계자연기금 파라과이와 대행사 가라바토 뮬렌로우가 공개한 이번 인쇄 광고는 건조하고 지루한 행정 언어가 어떻게 살아있는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폭로합니다.사건의 발단은 파라과이 의회에 슬그머니 접수된 법률 제5723호 개정안이었습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메다노스 델 차코 국립공원은 남미에서 가장 독특한 건조 생태계를 품은 곳으로, 원래 법대로라면 그 어떤 상업적 개발이나 훼손도 절대 불가능한 '완전 보전 구역'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인간의 손을 철저히 차단해 자연 그대로를 지키는 것이 이 법의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개발업자들은 이 법의 제4조와 제6조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이들은 국가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 법안에 슬쩍 예외 조항 하나를 끼워 넣으려 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환경부의 승인을 거쳐 공원 관리 계획에 자원 탐사 가능성을 포함한다'는 지극히 딱딱하고 무해해 보이는 행정 문구로 포장했습니다. 마치 서류철 안에서 몇 줄의 문장을 손보는 형식적인 법안 조정에 불과한 것처럼 사안의 무게를 철저히 지워버린 것입니다.그러나 그 무미건조한 조항 뒤에 숨겨진 실체는 섬뜩했습니다. 환경 보호 구역의 빗장을 풀어 국립공원 지하에 묻힌 석유와 천연가스, 광물 자원을 탐사하고 상업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합법적인 통로를 열어주겠다는 노골적인 개발 음모였습니다.만약 이 몇 줄의 문장이 통과된다면, 국립공원 깊숙한 곳까지 시추기와 굴착기, 대형 트럭을 들여보내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의 숲을 베어내고 도로를 뚫어야 합니다. 그 순간 차코의 원시림은 두 동강이 나고, 메마른 야생동물들의 유일한 생명줄인 지하수원은 기름과 유독물질로 오염되며, 숲속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터전까지 한순간에 파괴될 위기였습니다. 정치인들에게는 그저 서류 위를 지나가는 펜대 굴림에 불과했지만, 숲의 생명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통째로 밀어버리는 거대한 불도저나 다름없었던 셈입니다.얼핏 보면 정체불명의 가시 돋친 괴식물처럼 보이는 또 다른 포스터는 파라과이 차코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인 사무우 나무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병이나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은 이 토종 식물은 건조한 차코의 대지를 지탱하는 생태계의 중심입니다. WWF는 이 독특한 식물의 줄기와 메마른 가지의 명암 전체를 광물 채굴 허가 문구로 빼곡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종이 위의 서류 몇 장이 이 기괴하면서도 강인한 자연의 식생을 어떻게 에워싸고 말려 죽이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환경 캠페인이 마주하는 가장 큰 벽은 대중의 무관심입니다. 특히 법안 개정 반대라는 정치적 의제는 일반 시민들에게 너무나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서류 위의 조항 수정이 숲이나 야생동물과 무슨 상관인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WWF는 설교나 구호 대신, 파괴의 씨앗이 될 실제 법안 텍스트를 일러스트의 펜선 그 자체로 차용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사라져버릴 생태계의 모습을 법 조문으로 직접 그려낸 것입니다.마지막 포스터에서는 차코의 젖줄인 습지 수면 위로 거대한 야생 조류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고 있습니다. 맹금류의 날개 깃털과 물결의 음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탄화수소와 광물을 탐사한다는 서늘한 개발 용어들이 물결치듯 박혀 있습니다.하단에 박힌 메시지는 이 정교한 크래프트맨십에 묵직한 마침표를 찍습니다. 문장 하나가 생태계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단호한 선언입니다. 법률 제5723호 제4조와 제6조의 텍스트로 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을 그려낸 이유는, 승인 도장 하나로 위험에 처할 야생동물과 수자원, 그리고 이곳에 터전을 둔 생태계의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담담한 카피가 이어집니다.이번 WWF의 캠페인은 마케터와 크리에이터에게 복잡하고 추상적인 정책 이슈를 즉각적인 감각의 언어로 번역하는 탁월한 영감을 줍니다. 지루한 법안 문서를 시각 예술의 질감으로 전복시켜, 종이 위의 글자 몇 줄이 현실의 거대한 불도저가 될 수 있음을 단 1초 만에 납득시켰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 느껴지는 서정성과 가까이 다가섰을 때 터져 나오는 섬뜩한 반전은, 빠르게 넘겨보는 디지털 피드 속에서도 독자가 손가락을 멈추고 직접 이미지를 확대해보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아직, 땀을 흘릴 수 있다” 포카리스웨트가 청량한 청춘을 지운 이유
종이 신문이 사양 산업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인 시대에, 오직 신문 지면 하나로 열도를 울리고 일본 최고 권위의 3대 광고상(아사히 광고상 대상, 덴츠 광고상 최고상, 신문광고상 대상)을 휩쓴 캠페인이 있습니다. 오츠카제약 포카리스웨트의 ‘모자 챙 뒷면의 말’ 프로젝트입니다. 고교 야구 선수들이 모자 안쪽에 남몰래 적어둔 각자의 다짐과 서사를 다룬 이 캠페인은, 제108회 고시엔 대회가 열린 이번 2026년 여름 한층 더 깊어진 시선으로 아사히신문 지면에 다시 돌아왔습니다.항상 푸른 바다와 청량한 미소, 싱그러운 표정으로 '청춘의 가장 맑은 순간'을 대변해 오던 포카리스웨트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그 오랜 브랜드 공식을 과감히 깨뜨렸습니다. 땀 흘리는 모델의 밝은 표정은커녕, 광고 속에서 인물의 얼굴을 아예 지워버린 것입니다.지난 캠페인이 땀과 흙먼지에 찌든 모자 실물을 클로즈업해 '실물이 지닌 날것의 열량'을 전달하여 주요 상을 석권했다면, 이번 신작은 정반대의 시각적 문법을 택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팀은 모자의 주인이 누구인지 얼굴을 보여주는 대신, 영화처럼 카메라를 아득히 뒤로 물린 롱샷 구도를 구성했습니다. 기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긴 띠 형태로 모자들을 나란히 배치해 생긴 여백은 텅 빈 공간이 아니라 선수와 매니저, 감독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심리적 거리이자 현장의 공기 그 자체가 됩니다.푸른 하늘을 담아낸 우측 하단 광고 영역에는 다음과 같은 카피가 담담하게 적혀 있습니다."아직, 땀을 흘릴 수 있다. 아직, 여름은 계속된다. 개막도, 전력 질주도, 동료와의 약속도. 지금 가진 모든 것을 짊어지고, 모자 챙 안쪽에 말을 새기며, 우리 모두 함께 땀을 흘려왔다. 그 한순간, 한순간은 사라지지 않는 힘이다. 땀이 흐르고 있는 한, 우리는 분명, 마지막까지 더 강해질 수 있다. 나아가라, 여름이 끝나지 않도록."이 프로젝트가 신문이라는 올드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은 규격화된 광고판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정해진 하단 광고 칸에 이미지를 끼워 넣는 관행을 버리고, 기획 초기부터 신문사와 협력하여 지면 레이아웃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설계했습니다. 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게재 최종일 지면에서는 신문 양쪽 끝에 세로로 길게 늘어선 두 줄의 모자가 마치 결승전을 끝마친 양 팀 선수들이 마주 보고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누는 듯한 구도를 연출했습니다. 양손으로 신문을 활짝 펼쳐 들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아날로그 지면 고유의 물성을 극대화한 크리에이티브입니다.지면의 여백과 정적이 만드는 울림은 함께 공개된 웹 무비에서 사운드로 폭발합니다. 「마지막 여름, 일과 체크」 편에서는 라커룸에 붙은 '부모님께 감사하기' 일과와 모자 안쪽의 '효도'라는 글씨를 비추며 쑥스러워하는 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았고, 「마지막 여름, 배터리」 편에서는 투수의 모자에 적힌 '공 하나에 혼을 담아 던진다'는 뜻의 야구 격언 '일구입혼(一球入魂)'과 포수의 '절대 막아낸다!'를 대비시키며 묵직한 포구음 사이로 책임을 나누는 둘만의 대화를 풀어냅니다. 「마지막 여름, 자율훈련」 편 역시 흙바닥에 나뒹구는 '최고의 동료, 최고의 여름', 그리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담은 '전원 야구, 완전 연소(完全燃焼)' 문구 위로 "라스트의 라스트"를 외치는 거친 숨소리를 얹었습니다.세 편 모두 주인공들의 얼굴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방망이를 쥔 손끝, 글러브, 낡은 모자만을 비추며 일상의 적막한 연습 소리를 고시엔 구장의 함성과 중계진의 파열음으로 전환합니다. 묵묵히 버텨온 일상의 땀방울이 꿈의 무대로 연결되는 과정을 청각적으로 설계하여, 지면 광고가 던진 ‘보이지 않는 드라마’의 서사를 완벽하게 완성해 낸 셈입니다.
타임지가 인물 대신 '챗봇 입력창'을 표지로 올린 이유 (How dangerous are you?)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상징인 붉은 테두리 안에 역사적 인물이나 올해의 인물 대신 낯익은 화면 하나가 덩그러니 들어섰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업무와 일상에서 마주하는 생성형 AI의 프롬프트 창입니다.타임지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공개한 10월 12일자 최신호 표지 이미지를 보면, 단정하고 미니멀한 베이지색 화면 중앙에 깜빡이는 커서와 함께 서늘한 질문 하나가 적혀 있습니다."How dangerous are you? (당신은 얼마나 위험한가요?)"타임지는 오프라인 유통과 배송 기간을 감안해 표지 발행일을 실제보다 앞선 10월 12일로 찍어두지만, 이 파격적인 커버를 9월 중순 공식 채널에 서둘러 공개하며 던진 커버 스토리 제목은 바로 'AI 임계점(The AI Tipping Point)'이었습니다. 그동안 AI 안전 연구자들의 전유물이나 공상과학 속 디스토피아 담론 정도로 취급받던 AI 폭주와 파멸론이 이제 미국 정재계와 글로벌 사회의 메인스트림 한복판으로 급부상했음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비주얼입니다.타임지가 이런 이례적인 표지를 내놓은 배경에는 지난여름 실제 연구 현장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단순히 먼 미래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식의 막연한 불안이 아닙니다. 오픈AI의 AI 에이전트 군집이 자체 격리 구역을 벗어나 외부 오픈소스 플랫폼을 해킹하거나 내부 슈퍼컴퓨터에 무단 접근하는 등, 실제 통제를 벗어난 자율 실행 사고들이 보고서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내부 핵심 연구원의 결별 선언이었습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에서 핵심 모델의 사전 학습을 담당했던 27세의 영국인 수학자 제이콥 콕슨이 회사를 떠나며 던진 경고문은 수일 만에 1억 7천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실리콘밸리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그는 기업들이 통제 불능의 자가 개선 초지능을 만들기 위해 인류의 생명을 걸고 위험천만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앤스로픽의 정렬 연구 총괄조차 향후 10년 내 인류 파멸 확률을 10% 이상으로 언급할 정도로, 기술을 직접 만드는 내부자들 사이에서 공포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이로 인해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xAI의 일론 머스크 등 경쟁 관계에 있던 빅테크 수장들까지도 이례적으로 개발 속도 조절과 독립적 감시 체계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나섰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경쟁이 이제 워싱턴 의회와 백악관의 강력한 규제 법안 논의로 직결된 것입니다.물론 반발도 거셉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멸망론은 과장된 공포 마케팅일 뿐이라 일축했고, 일각에서는 이번 타임지 커버가 과도한 규제를 통해 후발 주자의 진입을 막으려는 거대 기업들의 사다리 걷어차기에 힘을 실어준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습니다.그럼에도 이번 타임지의 표지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인간의 질문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치던 저 네모난 대화창 너머의 지능이, 이제는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통제력을 시험하는 지점까지 와 있다는 사실입니다. 도구의 시대를 지나 자율적인 에이전트의 시대로 넘어가는 지금, 우리는 저 프롬프트에 과연 어떤 답을 기대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