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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 공항, 40m 고질라로 관광객 맞이한다

하네다 공항, 40m 고질라로 관광객 맞이한다

세계 최대 실내 동상, 공항을 문화 거점으로

관문을 넘어 목적지로, 공항 마케팅의 새 패러다임

하네다 공항이 이번 겨울 3터미널에 길이 40미터 규모의 고질라 동상을 설치한다. 단순한 조형물 설치가 아니다. 일본 관광청과 공항 운영사가 공항을 '일본 문화의 첫 접점'으로 재정의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국제선 터미널인 3터미널은 이미 에도 코지와 니혼바시 재현물로 일본 전통 문화를 연출해왔다. 여기에 팝 컬처 아이콘 고질라를 배치하는 것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포지셔닝 전략으로 읽힌다.

동선 설계가 핵심이다

주목할 점은 동선이다. 세계 최대 실내 고질라 동상은 3층 국제선 출국 로비에, 영화 '고질라 마이너스 원' 기반의 소형 동상은 2층 도착 로비에 배치된다. 보안 검색 전 구역이라 입국 직후 바로 접근 가능하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고질라를 두 번 마주치는 구조다. 도착 시 소형 동상으로 첫인상을 주고, 출국 시 40미터 대형 동상으로 임팩트를 극대화한다. 여정의 시작과 끝에 브랜드 경험을 배치하는 클래식한 전략이지만, 스케일로 차별화했다.

71년 영화 역사를 가진 고질라는 세대를 아우르는 IP다. 척추 돌기의 파란 빛은 2023년 흥행작 '고질라 마이너스 원'과 연결된다. 최신 영화 팬층과 고전 팬층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 선택이다.

공항 마케팅의 진화

공항은 더 이상 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경쟁력이 된다. 면세점과 레스토랑을 넘어, 경험 콘텐츠가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하네다의 고질라는 그 전략의 구체적 실행이다. 공항을 일본 문화 마케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는 명확하다. 전통(에도 코지)과 현대(고질라)를 배치하고, 도착과 출발 동선에 각각 터치포인트를 설정했다.

전시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1년간 진행된다.

글 | 박준혁